추우니까 자전거는 점점 안타고 다니게 되고, 오빠들과 같이 차를 타고 가기 위해 하우스로 출동했다. 그렇지만, 오빠들과 나의 출근시간은 대략 3시간정도가 차이가 난다.
나는 아침형이고 오빠들은 올빼미이이이이형이다. 올빼미 올빼미 올빼미..
아침에 일찌기 하우스로 출근해서, 프로그래밍을 하며 오빠들이 일어나서 준비하길 기다린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세시간 반 세시간 사십오분... 네시간.. 다섯...
음.-_- 갈 생각은 않고 같이 식탁에 앉아서 일하는데 합류해버렸다.
민희 : '저기 출근은..'
..: '오피스 좁은데 집에서 하자~ ^ㅡ^'
하긴 정작 차를 가진 두분은 밤새 일하다 지쳐서 아침즈음에 잠들었다.. 일어나려면 멀었다. '타닥타닥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랑, 나름 엄선된 사운드트랙의 소리.
그리고.... 외계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뜬금없이,
.. : 이 키는 어디다 달아야 하는걸까. 참 모르겠네 어디다 달까?
민희 : 오른쪽이요
.. : 음 그럴까?
.. : 아흑~ 안풀리네. 뭐가 잘못된걸까?
민희 : 그럼 앞으로 가봐요.
.. : 오 그렇군.
.. : 자~ 이게 이쁠까 저게 이쁠까?
민희 : 전자요.
.. : 오 맘에들어!
.. : 이게 트리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분을 하는걸까?
민희 : 구분 못할것 같은데요
.. : 정답일세~
저.. 저기요 -_- 저는 그 키가 어떤 키인지도 모르고, 이거랑 저거랑 구분을 하려면 모니터라도 좀 보여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서로 자기의 모니터를 보면서 전혀 연계성 없는 대화형 독백들을 뱉어내는 와중에,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핑. 퐁. 핑. 퐁.
하긴, 세상에 오가는 수많은 대화중에 몇개나 상대방의 생각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읽으려고 집중하면서 듣는걸까. 대화는 가끔 강한 한방으로 이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핑. 퐁. 핑. 퐁. 이렇게 왔다갔다 한다는 것 그 자체에 의의가 있는 것도 같다..
이런 외계어를 하면서도, 즐거웠으니까 ? ㅎ
내가 '캬하하 역시 특이해' 하면서 대답하고 즐거워했듯이
내 대답을 들으면서 '하하 역시 특이해'하면서 다시 던지지 않았을까?
왠지 이십년을 넘게 산 광화문 한복판보다 더 고향같은 이곳에서,
정말 좋은 추억을 남긴 것 같다.
핑. 퐁.
추신.
진전이 없는 수다란 낭비일 뿐이라던 나의 사고방식에 전환점
대화의 재미를 알게해준 나의 네네에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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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10:40 Modify/Delete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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